결국 단 한 번뿐인 삶이 미욱한 영혼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프로그램이 무엇이건 간에 중요한 것은 극장에 갔다는 사실 자체이듯, 소중한 것은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라는 것. 살아서, 떠나온 어떤 거리와 그 거리를 떠돌던 열망과 절망의 공기와, 그 혼란스럽던 공기를 함께 들이켰던 10년 전의 어떤 얼굴들을 떠올리는 것. 아득하게 떠올리는 것. 삶을 삶이게 하는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닐까.
- 김경욱 단편, <미림아트시네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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