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한강, 《검은사슴》중에서

시월의숲 2007. 9. 11. 11:01

사람들이 흑백 사진에 친밀감을 갖는 것은 밤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했다. 또한 누구나 태중의 어둠 속에서 태어났으므로, 그 열 달 동안의 어둠에 대한 기억을 몸 어딘가에 저정해두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거기서 몸부림치며 빛 속으로 뛰쳐나오려 했던 마지막 순간의 기억 역시 그 안에 숨겨져 있을 것이다.

 

 

- 한강, 《검은사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