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짜증

시월의숲 2008. 3. 22. 11:45

J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은 정말 어렵다. 아니, 이기적으로 이야기해서 J에게 내 기분을 좀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내 터무니없는 욕심일까? 하긴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J도 나에대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한 J의 농담에 그만 짜증을 내어버린 내가 경솔했던 것이겠지. 아니, 나도 억울하다. 그만한 짜증에도 기분이 상해버린 J가 속이 좁은거 아닌가? 사람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사소한 말 한마디로 기분이 상하고 급기야는 약속까지 취소해버린 J를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J에게는 사소한 말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ㅜㅠ). 내가 J의 민감하고 툭하면 삐지는 마음결을 어떻게 다 받아들이고 보듬어 줘야 하나. 나로선 너무나 피곤한 일이다. 그냥 쿨하게 살면 안되나? 사소한 짜증은 무덤덤하게 넘기면서 말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 친구라는 이름 하에 지내면서도 아직까지 이러고 있으니... 이런 나를 이기적이라고 욕해도 좋다. 다만 J에게 부탁하고 싶다. 서로 좀 편하게 살자고. 아... 내가 속이 좁은 건지 J가 속이 좁은 건지...

 

하지만 나는 안다. 시간이 지나면 풀리리라는 것을. 하지만 이렇게 불편한 마음으로 며칠을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난다. 정말. 그래, 미안하다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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