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튜브에서 배수아 작가와 관련된 인터뷰 영상을 보았더니, 관련 영상들이 뜬다. 2018년도에 배수아 작가가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모델을 했었다는 것도 추천 영상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 영상에서 작가는 '인생의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좀 난감한 기색을 보이더니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인생의 책을 단 한 권만 고르라는 것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정말 그렇지 아니한가? 인생의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만큼 이상한 질문이 또 있을까?
생각건대, '인생의 책'이라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는 것 같다. 인생의 책이란 인생을 다 살고 난 뒤에야 진정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우리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인생이 끝난 사람에게 인생의 책을 물어볼 수도 없으니, '인생의 책'이란 건 어쩌면 존재할 수 없는 책, 혹은 영원히 알 수 없는 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 그러므로 우리는 애초에 질문을 이렇게 바꿔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가장 좋았던 책 혹은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물론 이 질문조차 불완전하다. 가장 좋았던 책이나 기억에 남는 책은 시시때때로 변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야 할까.
지금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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