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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열이 나서 타이레놀을 하나 먹었더니 좀 나아졌다. 그리 춥지 않은 날씨인데... 감기가 오려는 것일까? 어쩐지 호되게 아플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이건 분명 날씨 때문은 아니리라.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과 이해받지 못하는 마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마음, 그 마음 때문일 것이다.(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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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효과가 없는 약을 먹은 기분이다. 그러니까 어떤 약을 먹어야 할지 알 수 없다. 아프긴 아픈데 도무지 어디가 아픈지 모르겠다. 체했으면 소화제를, 목이 아프면 목감기 약을,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으면 된다지만, 어쩐지 그게 아닌 것 같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내 이야기를 다 들은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그게 몸살이라는 거란다."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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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가서 캐모마일차를 마셨다. 보통은 커피나 밀크티를 마시는데 오늘은 어쩐지 캐모마일 차를 마시고 싶었다. 허브차 특유의 향취와 맛을 좋아하지 않는데 말이다. 평소에는 멀리하던 것이 갑자기 당긴다면, 내 몸이 어딘가 달라졌기 때문일까? 혹은 달라지려는 징조인가?
사람의 취향은 쉬 바뀌지 않는다지만, 입맛은 확실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적어도 내 경우, 예전에는 먹지 못했던 몇몇 음식들을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신기한 일은, 그렇게 내 입맛이 달라진 이유가, 내가 그것을 지금까지 조금씩이라도 섭취해서 그 음식의 참맛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라 '어느 순간', '불현듯', '갑자기' 그것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그동안 캐모마일차를 얼마나 마셨던가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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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 뭐지? 걸을 때마다 이 말을 연거푸 되뇌었다. 아직은 1월인데... 하다가 아, 내일이 벌써 2월이구나...라고 바로 수긍을 하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너무...라는 생각이 쳇바퀴 돌듯 맴돌았다.(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