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호기심이 발동하여 내 목소리를 녹음하여 들어본 적이 있다. 그건 끔찍하고도 괴이한 경험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내가 내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위안을 느낀다. 내 입을 통해서 듣는 내 목소리는 완전한 타인이 듣는 내 목소리와는 다르다. 그 괴리감과 이질감은 나 자신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마치 영상에 찍힌 내 모습을 보고 나와는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듯이. 그건 내 안의 또다른 나인가? 그건 나만이 알고있다고 '믿은' 나라는 확고한 정체성에 흠집을 낸다. 내가 알고 있는 '나'가 내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건 간에, 그것은 '하나'의 목소리'이자 '하나'의 나 자신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진실은 그 '하나'가 결코 '한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