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언어 * 날씨의 미묘한 변화에 따라 내 몸도 미묘하게 변하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반팔옷이 조금 서늘하다 느껴질 정도였다. 며칠 전부터 몸이 조금씩 무거워지고 머리도 무겁다. 낙엽이 지듯 내 몸도 보이지 않는 옷을 벗는 걸까. 나에게만 중력이 조금 강해진 느낌이 든다. 혹은 내려간 기.. 어느푸른저녁 2013.09.03
요리하는 인간 어제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본 후 토마토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검색해 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해물을 넣으면 좋겠지만 그냥 베이컨과 양파만 넣었다. 다음 번에 할 때는 재료를 좀 더 다양하게 넣어서 만들어 볼 생각이다. 처음 해본 스파게티는 예상외로 맛.. 어느푸른저녁 2013.09.02
녹색 낙엽과 투명한 바람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도 이제 오려나 보다. 불과 하루 이틀 사이에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기운을 느끼며 잠들고, 잠에서 깬다. 어제 저녁엔 오랜만에 이불을 완전히 덮고 잤다. 배만 덮었던 이불이 어느새 슬슬 온 몸을 감싸기 시작한다. 이 기분, 나쁘지 않다. 아침 저녁으로 코가 간질.. 어느푸른저녁 2013.08.26
휴가라면 휴가 휴가라면 휴가를 보내고 있다. 휴가면 휴가지, 휴가라면 휴가란 또 뭔가. 15일부터 쉬기 시작해서 어제, 오늘까지 쉬었다.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일터에 나가야 한다. 그래도 3일을 쉬었으니 휴가라면 휴가라고 할 수 있겠다. 휴가라는 것이 반드시 어딘가를 가야만 하는게 아니라면 말이다... 어느푸른저녁 2013.08.17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민음사, 2013. * 우리는 그때 뭔가를 강하게 믿었고, 뭔가를 강하게 믿을 수 있는 자기 자신을 가졌어. 그런 마음이 그냥 어딘가로 허망하게 사라져 버리지는 않아.(436~437쪽) * 어쩌면 이 소설은 그런 깨달음을 얻기 위한 여정의 기록이 아니었을까? 어떤 믿음으로 가득했던 한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기 위.. 흔해빠진독서 2013.08.14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민음사, 2013. 질투란, 쓰쿠루가 꿈속에서 이해한 바로는, 세상에서 가장 절망적인 감옥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죄인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힘으로 제압하여 집어넣은 것이 아니다. 스스로 거기에 들어가 안에서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철창 바깥으로 던져 버린 것이다. 게다가 .. 기억할만한지나침 2013.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