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페소아의 시를 읽는다. 나는 지금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이동 중이다. 페소아가 태어난 그곳. 시의 한 구절을 마치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린다. ‘나는 꿈꾼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누군지 나도 모른다.’ * 여행지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떨렸다. 그것은 생애 첫 유럽 여행이라는 것도, 스페인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포르투갈이라는 나라 때문이었다. 내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던, 내게 알 수 없는 위안과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고향이 바로 포르투갈 리스본이었던 것이다. 그런 내 떨림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페소아를 보러 간 자유 여행이 아니었기에 페소아와 관련된 그 어떤 것도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