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깨달음은 왜 그리 더디게

시월의숲 2008. 1. 27. 13:52

요즘은 부쩍 클래식에 관심이 생겨 책도 사보고 음반도 사서 들어본다. 그러면서 느꼈던 것은 클래식이 내게서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언제 어떻게 들었는지는 모르나 어느 순간 내 안에 들어와서 나를 이끌었던 음악들. 처음 들어본 작곡가의 음악에서 익숙한 멜로디들을 발견하는 그 놀랍고도 황홀한 순간이라니. 그렇듯 음악은 언제나 내 주위에 있었다. 그것들의 이름을 몰랐을 뿐. 그 무형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즐겁고 짜릿하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고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음악은 결코 도망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무려 몇 백년의 시간 속에서도 살아남은 것이 아니던가. 앞으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다만 내가 그 아름다움을 너무나 늦게 알았다는 사실이 조금 안타까울 뿐. 그래서 궁금하다. 깨달음은 내게 왜 그리 더디게 찾아오는 것일까? 깨달음은 항상 늦게 찾아온다는 깨달음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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