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4시의희망

나인 - 가위손

시월의숲 2012. 12. 3. 21:57

 

 

내 두 손은 날카로와 아무것도 제대로 갖지 못해
움켜쥘 때마다 나의 마음을 빼앗길 때마다 상처만

불완전한 내 사랑을 멈출 수 없어
자르고 애써 참아봐도 불행한 내 삶의 구원이라서

너에게 한번도 전하지 못한 말
너에게 제대로 보이지 못한 맘
이기지 못할 상처들에 나를 나를 혼자 두지마
서툴고 모자라 늘 너만 생각해 말할 수 없는 난
난 너를 사랑해

우린 모두 혼자인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차가운 너에게 온통 차갑기만 했던 너에게 눈물만

너에게 한번도 전하지 못한 말
너에게 제대로 보이지 못한 맘
이기지 못할 상처들에 나를 나를 혼자 두지마
서툴고 모자라 늘 너만 생각해 말할 수 없는 난
난 너를 사랑해

너에게 한번도 해서는 안될 말
나에겐 결코 허락되지 않을 말
강한 척하는 나를 잘 알면서 쉽게 돌아서지마
서툴고 모자라 늘 너만 보는 난 들을 수 없는 말
난 너를 사랑해

난 너를 사랑해

난 너를 사랑해

난 너를 사랑해

 

 

 

*

디어 클라우드의 보컬 나인의 솔로 음반이 나왔다. 몇 달 전에 나온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요즘 노래들은 가사를 생각하면서 듣는 경우가 드문데, 이 노래는 그렇지 않았다. 처음 들을 때부터 무얼 말하고 있나 궁금했다. 평범한 사랑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어쩐지 애잔한 슬픔같은 것이 밀려온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현의 선율은 밀려오는 슬픔을 가만히 위로한다. 묘한 슬픔을 간직한 듯한 조니 뎁의 표정과 위노나 라이더의 앳된 얼굴이 언뜻 스치기도 한다. 요즘은 이 노래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고 있다. 차가운 겨울을, 12월의 시작을 함께 맞이하는 친구와도 같이. '내 두 손은 날카로와 아무것도 제대로 갖지 못해 움켜쥘 때마다 나의 마음을 빼앗길 때마다 상처만'  정말 내가 아무것도 제대로 갖지 못한 것은 내 날카로운 두 손에 스스로 상처입을까봐 두렵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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