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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푸르른 것들 속에 몸을 잠시 담그다 왔다.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좋았다. 태양은 견딜만했고, 그늘에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한 걸음 한 걸음이 평소보다 가벼웠다. 나는 조금 들뜬 기분으로 푸르름 속을 걸었다. 때때로, 선물처럼 아카시아 향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나를 감쌌다. 햇빛과 바람과 향기와 푸르름. 그 모든 것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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