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보지 못한 '위키드'를 영화로 보았다. 무슨 내용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로 보았는데, 뮤지컬 특유의 흥겨움과 멋진 넘버들은 예상했던 바이지만, 인간의 여러 가지 면모를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글린다도 그렇고 피예로나 보크도. 다소 얄팍할지라도, 오히려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운. 특히 파티 장면에서 단체로 춤을 추며 외치던, 먼지 같은 삶이니 노래나 부르고 춤이나 추자는(뭐 대충 그런 말이었던 것 같다) 말이 기억에 남는다. 뮤지컬이라면 응당 그런 요소들을 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노래를 부르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살아있음을 여실히 증명하는 때도 없지 않은가!
결국 엘파바는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강력한 마법사로 성장하게 되지만,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마법은, 너무나도 다른 저 두 사람이 우정을 쌓아간다는 사실 자체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