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아픔의 이유

시월의숲 2005. 3. 20. 14:28

 

며칠동안 정신없이 아팠다
머리에 열이 나고,
속은 매쓰껍고,
몸은 내 말을 듣지 않고 힘없이
아래로만 가라앉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몽롱한 정신으로 누워있는 내 귓가로,
어디신가 흘러나오는 격앙된 앵커의 음성이
찌르듯 파고들었다
나는 놀라 내 귀를 막았다
김선일... 피살... 같은 단어들이
내 어지러운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와
나는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내 속에서 무언가 울컥하고 치밀어 올랐다
나는 토하고 싶었다
견딜 수 없는 이 울렁거림에서 빨리,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헛구역질만 날뿐,
나는 토할 수도 없었다

이 알수 없는 울렁거림,
이 한없는 무기력,
이 아픔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울컥하며 치밀어 오르는 가슴의 북받힘은 도대체.

 

 

-2004.6.26


'어느푸른저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작은 손  (0) 2005.03.20
너의 전화  (0) 2005.03.20
연필  (0) 2005.03.20
텅빈 충만  (0) 2005.03.20
마당놀이패의 몸짓처럼  (0) 2005.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