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올해도 여전히 내겐 무덤덤한
딱히 즐거울 것 없는
그저그런 날이,
아무것도 아닌 날이 다가온다
하늘은 이런 나를 안쓰럽게 여긴걸까
길을 걸어도
도무지 크리스마스 기분이 나질 않는다
가끔 쇼윈도에 보이는 어설픈 트리들이
쓸쓸한 듯 반짝거리고
서점 한켠에 올망졸망 모인 카드들만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옴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는
카드를 사는 대신
이소라의 음반을 샀다
우울하고 쓸쓸한 그녀의 음성이
내 귓가에 맴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이제 그만,
이제 이런 이유없는 외로움
쓸데없는 상념들, 감정의 사치들 모두 사라지길
노래처럼 내안에 고요히 잠들기를
하얀 눈이나 내렸으면...
-2004.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