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아무것도 아닌 날,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시월의숲 2005. 3. 20. 14:47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올해도 여전히 내겐 무덤덤한

딱히 즐거울 것 없는

그저그런 날이,

아무것도 아닌 날이 다가온다

하늘은 이런 나를 안쓰럽게 여긴걸까

길을 걸어도

도무지 크리스마스 기분이 나질 않는다

가끔 쇼윈도에 보이는 어설픈 트리들이

쓸쓸한 듯 반짝거리고

서점 한켠에 올망졸망 모인 카드들만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옴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는

카드를 사는 대신

이소라의 음반을 샀다

우울하고 쓸쓸한 그녀의 음성이

내 귓가에 맴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이제 그만,

이제 이런 이유없는 외로움

쓸데없는 상념들, 감정의 사치들 모두 사라지길

노래처럼 내안에 고요히 잠들기를

하얀 눈이나 내렸으면...

 

 

-200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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