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은희경, 『마이너리그』중에서

시월의숲 2005. 8. 21. 11:08

 

 

"이따금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그저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멈추고 돌아보니 그렇게 의식없이 보내버린 시간이 쌓여서 바로 자기 인생이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뭐라고? 나는 좋은 인생이 오길 바라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아직 인생다운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했는데, 그런데 내가 무턱대고 살아왔던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이었다고?"

 

* * *

 

하긴 나도 언제나 지금의 삶을 탓하며 항상 벗어나려고만 했지.

그렇게 현실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보낸 시간들이 바로 내 인생이었다는 걸 나는, 진정 몰랐던 것일까 아님, 알면서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어떤 절박함이 내게 있었던 것일까?

 

아직까지도 나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