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알고 보면

시월의숲 2008. 11. 19. 23:54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영원히 내 곁에 있을 수 없기에 더욱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 내게 쌀쌀맞게 말을 하고, 무시하며, 은근히 경멸하는 사람들과 내가 그렇게 대했던 사람들. 좋게 생각했던 사람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했을 때의 당황스러움과 그 후 달라진 분위기. 알고 보면 모두 다 좋은 사람들이고, 다 자신만의 이유가 있고, 처지가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 내가 무슨 기대를 하겠는가?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그들도 내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말기를 바란다. 단순 명료한 관계. 감정적인 소모가 최소한으로 이루어지는, 어찌보면 건조한 관계일지 모르나 그만큼 다칠 염려도 없는 관계. 그리고 실제로 상처를 받는다 하여도 쉬이 나을 수 있을만큼 가벼운 관계. 그런 관계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고 보면' 이라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알고 보면 다 그렇고 그런 것이다. 그러니 그리 기대할 필요도, 그러므로 그리 실망할 필요도 없다. 사회 생활을 하는데는 아무래도 그러한 심플한 관계의 정립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을 알면 알수록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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