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기지개를 켜라!

시월의숲 2011. 4. 1. 21:58

도대체 봄은 언제 오는 것일까, 오긴 오는 것인가? 라고 딱 그저께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봄은 이미 와 있다고 이전부터 생각했었지만, 내가 말하는 봄은 그러니까, 좀 더 완연한 봄, 봄다운 봄을 말하는 것이다. 포근한 햇살에 금방 튀어나온 연둣빛 잎사귀, 그리고 간간히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 같은 것으로 가득한 계절! 그래, 아직까지 이곳은 완연한 봄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제법 따스한 햇살에 입가엔 미소가 지어진다. 저 남쪽 어느 지역에서는 이번 주부터 벚꽃축제가 열린다지. 시집간 동생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 주말에 벚꽃구경 가자고 나를 꼬드겼지만 나는 넘어가지 않았다. 동생네 집에 자주 가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많이 피곤했기 때문에 이번 주말엔 그냥 쉬면서 영화나 볼까 생각했던 것이다. 피곤이 누적된 것인지 요즘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예전보다 더 힘들고, 멍할 때가 많고, 머리가 무겁다. 이럴 때 따스한 햇살을 쬐며 활짝 핀 벚꽃을 보는 것이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서 그곳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과 또다시 쌓일 피곤을 생각한다면... 아, 이래가지고 무얼 할 수 있겠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 말고는... 생활패턴을 좀 바꿔야겠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2011년의 봄이 내 앞에 와 있는데! 그래,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지금, 나도 기지개를 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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