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민음사, 2005.

시월의숲 2011. 7. 31. 15:08

이건 거의 괴벽인지 모르겠지만, 미친 듯이 또는 절망에 빠져 슬퍼하는 사람과 함께 있지만 않으면 저는 시신이 있는 방을 지키고 있는 동안 대게 행복을 느낀답니다. 이승의 괴로움도, 저승의 괴로움도 깨뜨릴 수 없는 안식이 있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올 어두운 그림자라고는 없는 끝없는 세상에 대한 확신 같은 것을 느끼지요. 고인들이 들어간 영원의 세계를 말이에요. 거기서는 생명은 무한히 지속되고 사랑은 연민으로 싸여 있으며 기쁨이 넘쳐흐르니까요.(2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