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편혜영, 《재와 빨강》, 창비, 2010.

시월의숲 2011. 11. 20. 23:22

위험에 대한 경고는 언제나 실제로 닥쳐오는 위험보다 많지만 막상 위험이 닥칠 때는 어떤 경고도 없는 법이었다.(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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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낯선 두 존재가 친밀한 관계가 되는 것도 그렇지만 그 관계가 끝나는 것도 명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언젠가 은하는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멀어지며 더 멀어질수록 빨리 멀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인지 몰랐다. 일단 멀어졌다는 것 말고 어떤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법이었다.(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