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청춘이란 그런 것

시월의숲 2022. 1. 9. 13:06

그래, 그래. 바로 그거지. 청춘은 가버려야만 해. 암 그렇지. 그러나 청춘이란 어떤 의미로도 짐승 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아니, 그건 딱히 짐승이라기보다는 길거리에서 파는 쬐끄만 인형과도 같은 거야. 양철과 스프링 장치로 만들어지고 바깥에 태엽 감는 손잡이가 있어 태엽을 끼리릭 끼리릭 감았다 놓으면 걸어가는 그런 인형. 일직선으로 걸어가다가 주변의 것들에 꽝꽝 부딪히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청춘이라는 건 그런 쬐끄만 기계 중의 하나와 같은 거야.(앤서니 버지스, 《시계태엽 오렌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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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청춘이란 그런 거겠지. 내면에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충동이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것, 그래서 주변의 것들에 이리저리 부딪히고야 마는 것. 난감해지기 일쑤지만, 그것이 난감한 일임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