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4시의희망

우리는 다만 몸부림 칠 뿐인 존재들

시월의숲 2022. 1. 15. 12:51

<Hania Rani - 'F Maj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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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게 된다. 음악은 그저 압도하는 풍광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 중에 유일하게 인간에게 속하지 않은 어떤 것이다'라는 배수아의 문장이 떠오른다. 오로지 음악만이 저 말없고 광활한 풍광 속에서 살아 있고, 흘러가 종래에는 사라진다. 하지만 이것 또한 유한한 인간인 나 혼자만의 생각일 뿐. 자연은 그저 말없이 모든 것을 굽어보고만 있으니. 그냥 그렇게 존재하고만 있으니. 그 속에서 우리는 다만 몸부림 칠 뿐인 존재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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