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것

시월의숲 2023. 10. 15. 20:58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게 뭔지 알아?"

 

갑자기 생각난 듯 아버지가 물었다. 

 

"글쎄..."

 

내가 머뭇거리자,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세월"

 

아침에 운동을 가다가 만난 어떤 어르신에게 들었다고 하면서 참으로 맞는 비유가 아니냐며 연신 감탄을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내가 말했다.

 

"맞아요... 그런데 세월이 저 혼자 부지런하면 정말 좋을 텐데요..."

 

세월은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제 할 일을, 그것도 무척 부지런하게 해낸다. 내가 세월에게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어느새'나 '벌써' 같은 말들 뿐인 것이다.

'어느푸른저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마음  (5) 2023.11.18
나는 푸른 죽음을 우네  (0) 2023.10.28
어쩌면  (0) 2023.10.13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2) 2023.10.03
농담  (0) 2023.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