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을 갈구하면서도 그것을 거부하고, 관심받고 싶으면서도 관심 꺼주기를 바라며, 무수히 많은 말을 하고 싶으면서도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어딘가 가고 싶으면서도 움직이려 하지 않으며,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하면서도 사람 없는 곳만을 찾는다.
그런 양가적인 심리를 이해할 수 없다가도 아무렴 어떤가 싶고, 그리하여 지독한 자기 연민이 들 때면 인생이란 원래 슬프고 외로운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다가도, 이렇게라도 살아온 것이 대견할 따름인데, 또 그게 뭐 그리 대견할 일인가 싶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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