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거리 한가운데에서 얼굴을 가리고 울어보았지 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빈 항아리가 되지 선 채로 기다렸어, 그득 차오르기를 모르겠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갔는지 거리 거리, 골목 골목으로 흘러갔는지 누군가 내 몸을 두드렸다면 놀랐을 거야 누군가 귀 기울였다면 놀랐을 거야 검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 깊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 둥글게 더 둥글게 파문이 번졌을 테니까 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 알 수 없었어, 더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니 거리 한가운데에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 그렇게 영원히 죽었어, 내 가슴에서 당신은 거리 한가운데에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 그렇게 다시 깨어났어, 내 가슴에서 생명은 - 한강, 전문, (『서랍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