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자고 일어나니 2011년이 되었고, 새해 첫날 나는 장염에 걸려 응급실까지 갔었다. 장염은 내 오랜 친구와도 같이 잊어버릴만 하면 한번씩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그 때문에 나는 조금 지쳤고, 때로 피곤했으며, 그래서 잠이 많이 모자라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책을 읽지 않고, 음악도 듣지 않으며, 텔레비전도 보지 않는다. 아니 책이 읽히지 않고, 음악도 들리지 않으며, 텔레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인터넷 세상만 들락거리고 있지만 그것도 그닥 신통하지는 않다. 모든 것들이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시들어가고 있다. 사실은 내가 시들어가고 있는 것일테지.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아팠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다. 내가 처음 이곳에 와서 방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만난 한 여승이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