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 행복한 죽음 행복전도사로 이름을 날렸던 최윤희씨가 그녀의 남편과 함께 모텔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A4지 1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고 모텔 침입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자살로 추정된다는 기사를 읽고 잠시 충격에 빠졌다. 텔레비전에 나와 온갖 걱정을 달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느푸른저녁 2010.10.08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비가 오는 줄도 몰랐다. 아버지가 휴대폰 수화기 너머 거기 비 안오냐고 물었을 때에도 안오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베란다문을 여니 들려오는 빗소리. 어, 꽤 많이 오고 있잖아? 순간 놀랐다. 방 안에서 문을 꼭 닫고 있으니 빗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문을 닫아 놓아서가 아니라 .. 어느푸른저녁 2010.10.02
아, 가을! 추석이 끝나고 나니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다. 연휴가 이어져 있어서 아직 추석이 끝난 것 같진 않지만. 날이 선선해져서인지 연신 재채기를 해댔다. 코가 간질간질해서 재채기를 하면 눈물과 콧물이 쑥 나온다. 내게 가을은 재채기와 눈물로 찾아왔다. 그래도 좋다. 가을은 나를 살게 한.. 어느푸른저녁 2010.09.25
하녀 은이(전도연)처럼 순수한 사람이 있을까? 그 순수함이 세속적인 부유함에서 나오는 안하무인과 뼛속까지 더럽고 위선적인 허영과 만난다면 어떤 파괴력을 보일까? 결국 자신 스스로의 파멸로 종결되고 말았지만, 그것이 백지처럼 순수한 은이가 가진 최후의, 그리고 최대의 방어이자 공.. 봄날은간다 2010.09.20
낮은 숨소리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지은지 이십 년도 더 된 주공아파트인데, 처음 이 집을 보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자와 같이 왔을때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 우선 낡은 외관에 먼저 시선을 빼았겼었지. 아니, 처음엔 이 동네에 이런 아파트 단지가 있었나 의아할 정도였으.. 어느푸른저녁 2010.09.16
태풍의 눈같은 고요 * 태풍이 상륙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어제와 오늘, 끊임없이 비가 내렸지만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서 무척이나 조용했다. 가만히 앉아서 비가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다른 소음들은 점차 들리지 않게 된다. 비가 소음을 빨아들이기라도 하는 것일까? 게다가 오늘은 평소.. 어느푸른저녁 2010.09.07
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문학동네, 2010. - 여러분은 각기 크리스토프인 동시에 온갖 고난을 헤쳐나가며 강 저 편으로 건너가는 와중에 있네. 내가 이 이야기를 한 것은 종교 얘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야. 우리 모두는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차안에서 피안으로 건너가는 여행자일세. 그러나 물살이 거세기 때문에 그냥 건너갈 수는 없어.. 기억할만한지나침 2010.09.03
카르페 디엠 * 요즘 통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은데도 여전히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날씨 탓인가. 하긴, 이런 말, 이런 푸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나는 언제나 책을 잘 읽지 못했고, 언제나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읽고 싶은 책은 많은.. 어느푸른저녁 2010.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