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힘든 일은 무엇보다 힘든 일은 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부대껴야 하는 사람, 그 사람과의 관계임을 요즘 새삼스럽고도 여실하게 느낀다. 어느푸른저녁 2008.03.15
삼월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날 잠이 덜 깬 얼굴로 강가를 서성인다 겨울은 꽁꽁 얼었던 기억을 품은 채 강물과 맞잡았던 손을 풀어헤치고 어느새 따사로운 햇살을 그 위에 부려놓았다 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돌아봐야 하는 날들은 점차 늘어가고 내다봐야 하는 날들은 점차 줄어감에 내 육신은 점차 투명하.. 어느푸른저녁 2008.03.01
미궁 갑자기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으나 예상했던 일이기에 그리 놀랍지는 않다. 아직은 익숙하지 못한 생활 패턴 때문에 피곤하고, 혼란스럽고, 두려우나 그런 것들은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해결해 주기까지의 고통스러움은 나 스스로 감수할 수 밖에 없으리라. 언제까지 조.. 어느푸른저녁 2008.02.28
떨림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거나, 과거 잊혀졌던 사람과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경우처럼 나를 떨리게 하는 것은 없다. 언젠가, 고등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난 일이 있었는데 그가 나와 많이 친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손이 떨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었다. 이것이 소위 낯가림이라는 것일까? 그래서 처.. 어느푸른저녁 2008.02.25
M 이명세 감독의 <M>을 보았다. 예상했던대로 내용은 간단했다. 하지만 줄거리를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하지 않겠다. 다만 민우(강동원)라고 하는 소설가와 그의 주위를 맴도는 묘령의 여인(이연희)에 관한 이야기라고만 해두자. 감독은 '당신이 많이 .. 봄날은간다 2008.02.21
그런 줄 알면서도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때론 몸서리쳐질 정도로 무섭다가도 또 어느 순간은 흘러가는대로, 미련없이 몸을 맏기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한 모순 속에 나는 있다 생각해보면, 시간의 무서움도 시간에의 체념도 모두 내 속에서 나오는 것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마음이다 그런 줄.. 어느푸른저녁 2008.02.19
무사히 무사히 설이 지나갔다. 명절 때만 되면, 아니 친척들과 만나는 날만 되면 이상스레 조마조마하고 불안스런 마음 때문에 늘 신경이 곤두선 채로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바라지 않았나! 다행히 이번 설은 별 탈 없이 지나가게 되어 산을 하나 넘은 것처럼 마음이 놓인다. 아, 이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 어느푸른저녁 2008.02.09
이정우, 『탐독』, 아고라, 2006.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쓰련다. 이정우의 <탐독>을 읽고 난 후의 부끄러움에 대해서, 또 부러움에 대해서. <유목적 사유의 탄생>이라는 부제가 붙은 <탐독>은 한마디로 책에 관한 책이다. 철학자(라고 부.. 흔해빠진독서 2008.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