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상력의 테두리 안에는 이미 거의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비둘기랑 분수랑 잔디랑 산책을 즐기고 있는 모녀가 보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풍경을 무심코 바라보고 있는 동안, 이 며칠 사이에 처음으로 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다음에 어떤 세계로 가는가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다. 내 인생의 장미빛 광채가 전반인 35년 동안에 93퍼센트나 다 쓰여 닳아 없어졌다 해도, 그것은 그대로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나머지 7퍼센트를 소중히 끌어않은 채 이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어디까지고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왠지는 알수 없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하나의 책임인 것처럼 생각되었다. 나는 확실히 어떤 시점부터는 나 자신의 인생이나 삶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