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오스카 와일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일신서적출판사, 1992.

시월의숲 2008. 10. 2. 21:13

알고 나면 끝이야. 불확실한 것이야말로 매력이 있는 거지. 안개는 사물을 멋지게 보이게 하지 않는가?

길을 잃을는지도 모릅니다.

모든 길은 똑같은 종점에 도달하지. 이봐, 글래디스.

그렇다면요?

환멸이라는 종점이야.

환멸이야말로 내 인생의 출발점이이에요.(311)

 

 

*

 

 

나를 파멸시킨 것이 나의 아름다움이다내가 기도하며 원했던 아름다움과 젊음이 파멸의 근원인 것이다. 이 두 가지만 없었더라도 내 생애는 오염되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모른다. 젊음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새파랗게 젊은 미숙한 시기란, 천박한 기분과 병적인 사상의 시기가 아닌가. 어째서 나는 젊음의 옷을 몸에 둘러 버렸단 말인가? 젊음이 나를 망쳐 버린 것이다.(33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