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아, 가을!

시월의숲 2010. 9. 25. 18:44

추석이 끝나고 나니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다. 연휴가 이어져 있어서 아직 추석이 끝난 것 같진 않지만. 날이 선선해져서인지 연신 재채기를 해댔다. 코가 간질간질해서 재채기를 하면 눈물과 콧물이 쑥 나온다. 내게 가을은 재채기와 눈물로 찾아왔다. 그래도 좋다. 가을은 나를 살게 한다.

 

추석도 끝났는데 내가 사는 이 고장의 들판은 아직도 푸르다. 오늘 버스를 타고 오는데 누렇게 익지도 않은 벼들이 아직도 들판을 점령하고 있었다. 무언가 점차 더뎌지는 느낌,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바람은 시원하고 하늘은 높고 푸르다. 모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날씨였다. 왠지 이 가을을 좀 더 본격적으로 살아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든다. 내게는 새로운 가을, 불볕더위를 견뎌내고 마침내 맞이한 한가닥 시원한 바람같은 가을이기 때문이다. 그래, 따뜻한 차와, 책과, 음악과 함께 이 가을을 즐기자. 참, 이번 가을에는 어여쁜 조카도 태어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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