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망설이고 서성거리며 안절부절한

시월의숲 2013. 3. 7. 21:50

가고 싶기도 하고, 가기 싫기도 한 기분. 먹고 싶기도 하고, 먹기 싫기도 한 기분. 보고 싶기도 하고, 보기 싫기도 한 기분. 말하고 싶기도 하고, 말하기 싫기도 한 기분. 오늘은 그런 기분의 양가적 감정에 시달린 하루였다. 오늘은 비가 왔고, 그래서 하늘은 잿빛으로 흐릿했고, 비가 얼마간 내리다 그쳤으나 하늘은 쉬 맑아지지 않았으며, 조금 추운듯 했으나 그리 춥지 않았다. 이상스레 내키지 않는 기분. 시시때때로 망설여졌고, 서성거렸으며, 안절부절했다. 이건 뭘까. 이런 기분은 도대체. 책을 읽어도 집중이 되지 않고, 타인이 내게 하는 모든 말들이 듣기 싫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그 어떤 말도 나를 위로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 때문에. 정말 그런 것일까? 나는 누군가에게 10일이 경칩이라고 말했는데, 무심코 달력을 쳐다보니 경칩은 이미 지나가버렸다.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봄이 오려 함인가? 아, 아, 아 이건 너무도 진부한 예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