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게 인생 영화가 무어냐고 물었다. 나는 머리가 하얘지면서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마치 지금껏 단 하나의 영화도 보지 못한 사람처럼. 아직 인생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무슨 인생 영화란 말인가? 그는 내 이런 의아함을 눈치챘는지, "아, 그러니까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말이에요."라고 말했다. 나는 대답 대신 질문을 되돌려 주었다. "당신은 인생 영화가 있나요?" 내가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라고 했다. 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에 눈이 크게 떠졌다. 장국영이 나오는 그 영화 말이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언젠가는 보리라 생각했지만 아직 보지 못한, 그리하여 기억에서 멀어져 버린 그 영화가 다시금 내게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혹은 내가 그 영화 쪽으로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