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자음과모음, 2012. 단지 그것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을까? 김연수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읽고 나니 문득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 생각났다. 그 소설에서 주인공 모모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하밀 할아버지가 모모에게 하는 말, '너를 낳아준 사람이 있다는 유일한 증.. 흔해빠진독서 2013.01.20
김연수,《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자음과모음, 2012. 모든 것은 두 번 진행된다. 처음에는 서로 고립된 점의 우연으로, 그다음에는 그 우연들을 연결한 선의 이야기로. 우리는 점의 인생을 살고 난 뒤에 그걸 선의 인생으로 회상한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과거의 점들이 모두 드러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삶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앞으.. 기억할만한지나침 2013.01.19
추위가 겨울의 일이라면 또다시 감기가 찾아왔다. 이번엔 아예 처음부터 확실히 잡기 위해 아프고 난 다음날 바로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타왔다. 이번 감기는 유난히 몸살이 심하다. 약을 먹은지 삼 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목이 따갑고 코가 막힌다. 지어 온 약을 다 먹고 나니 어쩐지 다시 아플 것 같은 예.. 어느푸른저녁 2013.01.18
편혜영, 『저녁의 구애』, 문학과지성사, 2011. <아오이 가든>을 떠올리며 이 책을 집어 들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읽은 <재와 빨강>은 비교적 최근에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떤 분위기 혹은 장면, 그러니까 시체가 즐비하고 고양이가 득실대며, 지독한 시취와 피가 흥건한 영화.. 흔해빠진독서 2013.01.14
애타게 찾을 일도, 애타게 그리워할 일도 누가 나를 애타게 찾을 일도, 내가 누굴 애타게 그리워할 일도 없건만 핸드폰 없이 지낸 이틀 간의 시간동안 나는 무엇을 그리도 애타했던 것인지. 사택으로 돌아온 오늘, 이불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핸드폰 폴더를 열어본 후 새삼 깨닫는다. 내게 치명적으로 일어나야 할 일 따위는 아.. 어느푸른저녁 2013.01.13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生』, 문학동네, 2003.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읽고 나서, 내 마음 속 한 켠에는 항상 로맹 가리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던 것 같다. 약간 낯간지러운 말이긴 하지만 정말 그랬다. 하지만 그 이후에 로맹 가리를 다시 읽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렀다. 도서관에 가서도 항상 로맹 가리가 쓴 <하늘의 뿌.. 흔해빠진독서 2013.01.06
어릿광대 무슨 말을 해야만 하는 걸까. 아니, 꼭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침묵이 때론(아니 거의) 모든 것을 말해주기도 하니까(하지만 사람들은 침묵을 견디지 못한다). 새해를 외롭지 않게 보내기 위해 우리가 만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연휴였고, 그래서 다들 시간이 났던 것일뿐. .. 어느푸른저녁 2013.01.01
눈곰돌이 자고 일어났더니 집 앞에 이런 눈곰돌이가 방긋 웃고 있다. 덩치는 큰데 참 귀엽고 깜찍한 듯. 핑크색 목도리에 그린 타이, 빨간 모자까지.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고맙습니다. 덕분에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졌어요.^^ 어느푸른저녁 2012.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