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행성 기억의 행성 기억이라는 혹은 추억이라는 이름의 그 대리석 같고 절벽 같은 견고함을 아시는지요 기억은 금강석처럼 단단합니다 견고한 모든 것은 대기 속에 녹아 사라지고 신성한 모든 것은 모욕당한다 했던가요 기억은 물이 되어 호수가 되고 바다가 되고 우리가 양육해온 모든 별들.. 질투는나의힘 2013.02.16
네가 없이 일 년을 요즘엔 꽤 자주 아픈 것 같다. 불과 한 달 전에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지어 먹었는데, 오늘 또 병원에 갔다. 어제 울산에 다녀온 뒤로 몸이 좀 이상하더니 결국 밤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이불을 뒤집어 썼는데도 몸이 덜덜 떨리고, 온 몸이 얻어 맞은 것.. 어느푸른저녁 2013.02.15
Philip Glass - Morning Passages 니콜 키드먼, 줄리앤 무어, 매릴 스트립 주연의 <The Hours>라는 영화의 OST 중 한 곡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나오는 영화라고 해서 보게 되었는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CD를 사고 싶지만 품절이라 지금은 사지 못한다. 하긴 2002년에 나온 영화이고 그리 흥행한 .. 오후4시의희망 2013.02.12
슬픔이라는 물감에 시간이라는 물을 입춘이 코앞이라고 쓴 게 엊그제 같은데, 입춘이 지나고 나흘째가 되었다. 입춘이라는 말에 스며있던 봄의 기운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늘은 무척이나 추웠고, 내일은 더욱 추워질 거라고 텔레비전 속 기상캐스터가 말했다. 내일 모레가 설 연휴인데, 많은 사람들의 춥다 소리가 벌써부터 .. 어느푸른저녁 2013.02.07
이월의 첫날, 봄비처럼 겨울비 내리고 봄비처럼 겨울비가 내린다. 이제 겨울이라고 말하기도 어쩐지 망설여진다(벌써!). 멍하니 달력을 바라보다가 아직 1월인 것을 깨닫고는 달력을 한 장 넘긴다. 그래, 2월이 되었다. 이천십삼 년의 이월. 이월의 첫날, 봄비처럼 겨울비 내린다, 라고 쓰니 어쩐지 기분이 이상해진다. 겨울에 내.. 어느푸른저녁 2013.02.01
천장을 바라보는 자는 천장을 바라보는 자는 내가 바라보았던 천장의 무늬와 색깔과 온도를 모두 다 떠올릴 수 있을까 천장을 보며 보냈던 시간들은 우물을 들여다보며 보냈던 시간과 같아 내가 보았던 것은 하늘의 우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열리지 않는다 천장은 門이 아니므로 늘 닫혀 있다 뚫고 나갈 수 없.. 질투는나의힘 2013.01.31
누군가 내게 말했다 누군가 내게 말했다. '그게 네 한계야.'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고, 가슴이 요동쳤다. 아마도 그 감정은 억울함과 창피함으로 뒤범벅된 화였을 것이다. 나는 태연을 가장하며 그의 말을 곰곰히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가 남긴 덧글과 내가 쓴 글을 몇 번이.. 어느푸른저녁 2013.01.28
금이 간 그릇하나 만들지도, 볼품없는 그림 한 점 그리지도 못하면서 오랜만에 예전에 가입했던 카페에 들어가 글을 남겼다. 블로그를 하면서 카페활동은 거의 하지 않게 되었는데, 그래도 가끔씩 들어가보는 카페가 있다.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인데, 예전에 한창 무언가를 쓰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혔을 때 가입을 한 후 십여 년이 넘.. 어느푸른저녁 2013.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