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이소라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 그녀의 목소리로 듣는 옛노래들은 더 절실하고, 더 슬프고,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렇게 시월의 마지막 날이 가고 있다. 그대 곁을 떠나는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사랑하는 그대여, 안녕. 오후4시의희망 2011.10.31
그냥 그런 것일뿐 1. 고요한 나날들. 하지만 단풍은 더욱 짙어지고, 공기는 조금 더 차가워졌다. 고요함을 가장한 전쟁의 나날이라고 해야할까, 이 가을을. 무표정한 사람들 사이로 무표정한 내가 걸어간다. 사람들의 어깨를 내리누르는 보이지 않는 '그것'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들의 얼굴에서 표정을 지우.. 어느푸른저녁 2011.10.25
How to Read? 웅진지식하우스에 나온 지젝의 'How to Read 라캉'을 읽고 있다. 읽고 있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읽고는 있지만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글자만 따라 읽는 수준이다. 마치 글자만 따라 읽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처럼. 애초에 나는 이 책을 잘못 선택했다. 라캉은 커녕 프로이트도.. 어느푸른저녁 2011.10.17
거의 완벽에 가까운 날씨와 그렇지 못한 마음 백퍼센트 완벽한 날씨가 있다면 요즘같은 날씨가 아닐까? 이건 그 자체로 무척이나 아름다운 예술작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 머리속은 일에 대한 신경으로 어지럽다. 이건 날씨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런 날은 그저 붉게 물든 나뭇잎을 바라보거나 잘 마른 땅위를 천천히 걷거나 버스.. 어느푸른저녁 2011.10.13
차가운 손 예전에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수필을 읽은 적이 있다. 저자가 누구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내가 꿈꾸는 친구, 내게 친구란 어떤 존재이고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친구에 관한 저자의 소박하다면 소박한 바람을 담은 글이었던 것 같다. 언제든 부르면 달려오거나 달려갈 .. 어느푸른저녁 2011.10.09
시월의 숲으로 그래, 시월이 왔다. 늘 새롭고, 아쉽고, 높고, 시원하고, 눈부신 시월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좋은 날씨, 혼자 길을 걸어도 저절로 미소가 흘러나오는. 적당한 온도와 시원한 바람, 따스한 햇살의 어우러짐이 만들어내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하모니.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는다. .. 어느푸른저녁 2011.10.05
슬픈 짐승 1. 퇴근 후 집에와 샤워를 하고 나오는데 코피가 났다. 특유의 어지러움을 느끼며 잠시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았다. 내가 요즘 좀 무리를 했었나? 순간 나 자신이 무척이나 가엽게 느껴졌다. 나는 무엇 때문에 일을 하며, 코피를 흘리고, 스트레스를 받고, 신경을 쓰는 것일까? 무엇을 위하.. 어느푸른저녁 2011.09.30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여기저기 블로그를 들락거리다 누군가 올려놓은 무궁화 사진을 보았다. 그 사진을 보니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때 매년 그렸던 무궁화 그리기 대회가 생각났다. 지금은 보훈의 달 포스터나 무궁화 혹은 태극기 그리기 같은 것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매년 그런 행사를 .. 어느푸른저녁 201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