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는 '인간 실격'을 이야기했지만, 나는 요즘들어 '인간 혐오'라는 말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지극히 자조적인 '인간 실격'이 아니라 다소 공격적인 '인간 혐오' 말이다. 내 주위의 모든 말들이 전부 나를 공격하고, 곤궁에 빠뜨리려고 하며, 존재 자체를 뒤흔드는 상처를 내려고 안달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것은 지나친 망상인가? 딱히 무엇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고, 어딘가 불편하며, 무엇을 해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때로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이없고 허탈한 기분에 빠져들기도 한다. 누군가는 나이 때문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럴 나이가 되었어. 혹은 혼자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걸거야. 일종의 히스테리인거지,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