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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잡담 2

얼마전부터 임시 개방을 하고 있는 도서관에 가보았다. 작년인가 개관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자꾸 미뤄지더니 결국 일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개관을 한다. 정식 개관일은 11월 13일. 하지만 임시 개관하여 얼마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무튼 무척이나 기다리던 도서관이 개관해서 기쁜 마음을 안고 갔다. 건물 중간에 정원이 있는 구조로 'ㅁ'자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영주선비도서관과 비슷한 구조였으나, 영주선비도서관이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경북도서관 역시 깔끔하고 세련된 구조가 좋았고, 여기저기 앉을 수 있는 다양한 의자가 마음에 들었으며, 무엇보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일반자료실에 군데군데 만들어놓은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으면 창 밖으로 저 멀리 산이 보인다. 그러..

어느푸른저녁 2019.11.10

유리창

유리창 그 말은 유리창에 와 부딪치고 있었다. 차라리 깨져버렸다면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유리창이 깨지면서 내는 소리가 그 말을 덮어버렸을 텐데, 아직도 들린다. 유리창을 흔들고 있다. 바람 소리는 아니다. 바람 소리였다면 바람 소리대로 그 말을 옮겼을 것이다. 바람의 말. 바람의 문장. 이런 소리는 내 귀가 알 바 아니다. 알아서 차단하는 소리는 알아서 차단되는 말을 만들어낸다. 바람이 분다. 창문을 흔드는 바람 소리는 지금도 들을 수 있지만 지금도 유리창에 와 부딪치는 말과는 소리부터 다르다. 나는 다른 소리를 듣고 있다. 다른 말이 들리고 있다. 다른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귀가 있다. 그 말을 기다리고 있는 귀가 유리창을 향해 있다.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그것은 말이다. 내게 도착한 말이다. 도착..

질투는나의힘 2019.11.09

과거의 우리들과 현재의 우리들

이틀 연속으로 약속과 일이 있었으며, 술을 마셨다. 인간관계가 협소한 나로서는 약속이 거의 없거나 있어도 아주 드물게 있는데, 어째 이번에는 연거푸 일이 있고, 약속이 있고, 술을 마시게 되었다. 물론 안 가도 되는 약속도 있었고, 반드시 술을 마셔야 했던 것도 아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갑자기 와버린 듯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 갑자기 단풍이 들고 가을이 와버린 것이다! 첫 번째 약속은 직장 동료들과의 모임이었는데, 과거에 근무했던 직장 상사들과 함께 하는 모임이었기에 그리 즐거울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과하지 않게 술을 마시고, 과하지 않은 이야기와 과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생각해 보면 나름..

어느푸른저녁 2019.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