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습도
멀어지는 것들과 다가오는 것들, 에 대해서 생각했다. 비워지면 채워지고, 멀어지면 다가오며, 떠나가면 돌아온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고는 하지만(정말 그런 것일까?), 아직까지도 나는 그 말을 믿을 수가 없다. 나는 여전히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 수 없고, 사람을 대하면 대할수록 더더욱 알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드는 기분이 든다. 한 번 비워진 것은 채워지지 않고, 멀어지면 다가오지 않으며, 떠나가면 결코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그것만이 오로지 진실이고 그 외의 것들은 모두 거짓임을 나는 점차 깨달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비가 시도 때도 없이 퍼붓는 요즘이다. 오늘 아침에는 커다란 폭격기가 마을을 초토화시키는 듯한 굉음이 났다. 나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깨었는데, 옆에 누워있던 고모도 놀라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