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저녁 - 장석남 봄 저녁 - 장석남 모과나무에 깃들이는 봄 저녁 봄 저녁에 나는 이마를 떨어뜨리며 섰는 목련나무에 깃들여보기도 하고 시냇물의 말[言]을 삭히고 있는 여울목을 가슴에 만들어보기도 하다가 이도저도 다 힘에 부치는 봄 저녁에는 사다리를 만들어 모과나무에 올라가 마지막 햇빛에 깃들여 이렇게, 이.. 질투는나의힘 2007.04.07
마음의 여유 어떤 일이든 자신이 마음 먹은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에 한치의 여유도 없이 쫓기듯 생활할 때는 '이 일만 끝나면 그동안 미뤄두었던 책도 마음 껏 읽고 영화도 많이 보고, 음악도 마음껏 듯고, 여행도 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생활에 여유가 생기니까 그게 또 잘 안된다. 며칠 전에 펼.. 어느푸른저녁 2007.03.28
꽃가루 속에 - 이용악 꽃가루 속에 - 이용악 배추밭 이랑을 노오란 배추꽃 이랑을 숨가쁘게 마구 웃으며 달리는 것은 어디서 네가 나즉히 부르기 때문에 배추꽃 속에 살며시 흩어 놓은 꽃가루 속에 나두야 숨어서 너를 부르고 싶기 때문에 * * * 암울했던 시절, 누구보다 나라와 민족에 대해 아파하고, 유랑생활을 했던 시인.. 질투는나의힘 2007.03.26
봄비 지금 여긴 봄비가 내리고 있는데 거긴 어떤가요? 아무런 이야기거리도 없는데 무작정 글쓰기 버튼을 클릭하고 있는 제자신이 순간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이렇게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는 시간이 제겐 행복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무언가를 돌아보고, 조용히 생각에 잠기면 마음이 차분해지거든요... 어느푸른저녁 2007.03.17
후회하지 않아 이송희일 감독의 첫 장편영화 <후회하지 않아>를 보았다. 그냥 사랑 이야기지만 그렇게만 말하기엔 조금은 특별한 남자간의 사랑 이야기이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숨기지 않는 떳떳한 정체성을 가진 감독의 영화라서 그럴까, 이 영화 또한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들의 사랑을 이야기.. 봄날은간다 2007.03.01
실망 서로에 대한 기대가 어긋났을 때, 사람들은 그 어긋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걸까 그 어긋남으로 인해 생기는 말할 수 없는 실망에 대해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숨이 탁 막히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일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하는걸까 기대하지 않을 수도 없는 그런 막막한 일에 대해... 어느푸른저녁 2007.02.18
에쿠니 가오리,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처음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었을 때, 에쿠니 가오리가 쓴 것 보다 츠지 하토나리가 쓴 것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때 처음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접했는데 뭐랄까, 츠지 하토나리가 쓴 것에 비해 내용이 터무니없이 느리게 전개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품 자체가 아오이의 심리에만 맞춰져 .. 흔해빠진독서 2006.11.18
영화야 게임이야? - 사일런트 힐 이 영화는 순전히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았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원작이 게임이라는 것과, 그 게임이 어떤 것이고, 거기서 묘사된 사일런트 힐의 분위기가 어떻다는 등의 정보없이 말이다. 순전히 '사일런트 힐'이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만 가지고 영화를 보았는데, 영화를 보는 내.. 봄날은간다 200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