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책을 읽다가 어떤 문장에서 눈길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 문장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의 눈길을 뺏어간 문장은 다음과 같다. '그들은 일생 이해할 필요도 없고 딱히 이해 못할 것도 없는 가족으로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었다.'1 그 문장은 소설 속 주인공과 그의 동생과의 관계를 묘사한 말이었는데, 어쩐지 그는 그것이 가족이라는 말의 보편적인 정의처럼 생각되었다. 보편적이지 않다면 적어도 그에게만은, 그의 가족에게만은 정확하게 일치하는 정의 말이다. 그러니까 가족이란, 일생 이해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이해 못할 것도 없는 존재들이라고 그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 가족만 그러한가? 그는 그러한 정의가 꼭 '가족'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뒤이어 했다. 하지만 그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