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진심 김연수의 『사월의 미, 칠월의 솔』에 이런 문장이 있다. " 타인의 진심이라는 건 꽤 부담스러운 거야. 원치 않는 사람에게는 무거운 사슬이기도 해.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진심이라는 이름으로 그런 사슬을 채우는 건 옳지 않아."(227쪽, 단편「우는 시늉을 하네」) 얼핏보면 굉장히 상식.. 어느푸른저녁 2015.01.19
허영심 누구나 다 자신만의 허영심을 갖고 있다. 이 허영심 덕분에 사람은 다른 이들도 자신과 유사한 영혼을 갖고 있음을 잊어버린다. 나의 허영심은 몇 페이지의 글이며, 몇 단락의 글이고, 숨길 수 없는 회의다.(132쪽,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서』, 봄날의책, 2014.) * 허영의 시대라고 해야할.. 불안의서(書) 2015.01.13
마미 보는 내내 가슴이 쿵쾅거렸다. 안절부절 못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용암을 가슴이 품고 있는 것이 분명한 소년을 두 시간동안 보고 있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고작 두 시간 남짓이지만, 그의 엄마라면, 십 몇 년 동안 지켜보고, 안아주고, 소리 지르며 욕하.. 봄날은간다 2015.01.11
가장 소름 끼치는 진실 삶의 비밀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충격과 공포를 준다. 때로 그것은 형체 없는 유령처럼 우리를 덮친다. 공포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공포에 사로잡힌 영혼은, 무―존재의 형체 없는 화신을 두려워하며 떤다. 종종 그것은 우리의 뒤에서 다가온다. 우리가 뒤돌아보지 .. 불안의서(書) 2015.01.05
나로 인해 누군가 갑작스럽고도 의도치 않은 고백에 나 자신조차 얼떨떨하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장소와 시간과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다그치는 사람들과 그들이 퍼붓는 말들 속에서 너무나도 순간적으로 말을 내뱉고 말았다. 나는 저절로 눈물이 났고, 몇 번이나 숨을 가다듬어야 했으며, 시선은 아래를.. 어느푸른저녁 2015.01.05
이소라 - Amen 수많은 밤을 남 모르게 별을 헤며 날 위로해 강해지길 기도하고 지나간 이별로 울기도 해 날 떠난 그댄 잘 있는지 다가올 만남을 빌기도 해 끝이 없는 미련들 소리없는 바람들 나의 어둠 속에 빛 되도록 날이 가기 전에 별이 지기 전에 나의 방황을 나의 가난을 별에 기도해 다 잊기로 해 .. 오후4시의희망 2015.01.02
사소한 결심 언젠가, 내가 이루지 못한 결심들로 내가 이루어져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내가 이루지 못한 다짐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썼던가? 그거나 그거나 같은 말이지만, 아무튼 한해를 마무리 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즈음에 나는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루도 가지 못할 거창한 다짐.. 어느푸른저녁 2015.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