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조각 나 자신 이제 막 폭격을 당한 사람처럼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계속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정확하게는 계속 뭔가를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신경쇠약을 겪고 있었고, 사실상 조각조각 나고 있었다. 정말 말 그대로였다. 모.. 어느푸른저녁 2015.03.16
하마터면 벌써 봄이라고 해야할까. 따뜻한 햇살이 모든 사물들 위로 내려앉았다. 나는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택시의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왔다. 약간 차가운 듯한 바람이 따뜻한 햇살과 만나 적당한 온도를 이루며 피부에 와 닿았다. 눈이 부셨다. 창밖의 모든 풍경이 단지 따뜻.. 어느푸른저녁 2015.03.08
서울이라는 도시 서울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나는, 당연하게도 혹은 이상하게도 서울이라는 도시에 가 볼 기회가 없었다. 내가 서울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거짓말을 좀 보태서)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것밖에 없을 정도이니, 서울이란 내게 얼마나 낯선 도시인지 짐직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은 마치 헐.. 어느푸른저녁 2015.03.06
3월에는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하긴, 벌써 3월이니까 그럴만도 하다. 요며칠 부쩍 올라간 기온 때문에 두꺼운 겨울 외투가 좀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이젠 겨울이라는 말보다는 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여서 그런지 몸이 좀 무겁다.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하는 .. 어느푸른저녁 2015.03.01
꿈, 오직 그것만이 나는 단지 꿈을 꾸었을 뿐이다. 그것이, 오직 그것만이 내 삶의 의미다. 내게 진실로 중요한 것은 오직 한 가지, 내면의 삶이다. 내 꿈의 창을 열고 거리를 내다보고 있으면 나는 나 자신마저 잊어버린다. 모든 걱정과 근심도 나를 떠나 훨훨 날아가버린다. 오직 몽상가가 되기만을 나는 바.. 불안의서(書) 2015.02.22
부석사 * 문득 부석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문득, 이란 말은 사실이 아니다. 내 마음 한 켠에는 늘 부석사라는 이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언젠가 읽었던 신경숙의 <부석사>라는 소설 때문일지도 모르고, 부석사에 얽힌 이야기가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인지.. 어느푸른저녁 2015.02.21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문학동네, 2012.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색채가 짙은 작품이라고 하는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나서 든 생각이다. 그는 1877년에 태어났는데, 그가 어린 시절 겪었던 개별적인 사건들(한스 기벤라트라는 주인공을 통해 형상화된)이 어떻게 2015년을 살고 있.. 흔해빠진독서 2015.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