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일, 나의 일, 우리의 일 살면서 자살을 꿈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한창 예민한 감성과 자신만의 세상으로 무장한 청소년기에는 더욱. 누군가 쳐다만 보아도 자지러질듯 웃다가,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능력을 가진 이들에게 죽음이란 어쩌면 강렬한 유혹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느푸른저녁 2012.04.20
말의 무게 말에 대해 생각한다. 단어의 기본적인 의미와 미묘한 어조, 전체적인 분위기, 감정 같은 것들을. 나로서는 그렇게 상처받을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던진 말이 상대방에게 큰 상처가 된 경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은 아니.. 어느푸른저녁 2012.04.10
Madonna - Girl Gone Wild 남성성과 여성성의 묘한 공존. 이런걸 섹시하다고 하는 거겠지? 마돈나는 물론이고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눈빛과 실루엣까지 전부. 오늘은 커피를 많이 마신 탓인지, 잠이 오질 않는다. 나는 좀 더 솔직해지고,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 나에게 더 비겁.. 오후4시의희망 2012.04.06
한강, 『희랍어 시간』, 문학동네, 2011. 무언가를 잃어가는 사람들, 점차 몰락해가는 사람들, 자신의 몰락을 그 누구보다도 확실히 인식하는 사람들이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가 생겨나게 될까? 그들의 만남은 더 깊은 몰락에로 가는 길이 될까 아니면 그 반대가 될까? 그 몰락은 여자에게는 목소리를 잃어버리는 것이었고, 남자.. 흔해빠진독서 2012.04.01
그들에게는 있지만 나에게는 없는 것 그들에게는 있고 나에게는 없는 것. 나에게는 있고, 그들에게 없는 것. 하루하루가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런 것들이 불쑥 생각난다. 그 중에서 나에게는 없고 그들에게만 있는 것, 영원히 내 것이 아닌 것, 내 것이 아닐 것만 같은 것, 내게 결여된 것들만이 유독 내 마음을 잡아 끈다. 그것.. 어느푸른저녁 2012.03.30
한강, 《희랍어 시간》, 문학동네, 2011. 초등학교에 다니면서부터 그녀는 일기장 뒤쪽에 단어들을 적기 시작했다. 목적도, 맥락도 없이 그저 인상 깊다고 느낀 낱말들이었는데, 그중 그녀가 가장 아꼈던 것은 '숲'이었다. 옛날의 탑을 닮은 조형적인 글자였다. ㅍ은 기단, ㅜ는 탑신, ㅅ은 탑의 상단, ㅅ-ㅜ-ㅍ이라고 발음할 때 먼.. 기억할만한지나침 2012.03.25
꽃병이 그려진 그림 꽃병이 그려져 있는 유화작품을 하나 샀다.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여러 점의 그림을 들고와서는 좀 팔아달라고 했다. 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하면서. 나는 얼마냐고 물어보았고, 그는 삼만 원이라고 했다. 나는 조금 비싼듯하다고 말하였는데, 그는 전혀 비싼 것이 .. 어느푸른저녁 2012.03.19
슬픔은 그곳에서 *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언제나 무언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 아니, 어쩌면 무언가, 누군가에게서 달아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항상 맨발이다. 꿈 속에서 쫓기는 일이 마치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인듯 꿈 속에서건 현실에서건 불안하고 힘이 든다. 아무런 맥락도 이유도 없.. 어느푸른저녁 2012.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