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점심을 먹고 햇살이 환한 벚꽃길을 걸었다. 사무실 가까이에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벚꽃길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생각하면서. 어제보다 오늘 벚꽃이 더욱 활짝 피어있었고, 그 때문인지 걷는 사람도 더 많이 보였다. 같이 간 동료들과 나는 활짝 핀 벚꽃을 보면서 연신 좋다는 말을 내뱉었다. 그중 한 명은 사무실에 들어가기 싫다고 했다. 그냥 이대로 쭉 벚꽃길을 걸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그녀의 말에 맞아, 맞아하면서 손바닥을 치고 웃었다. 그러다 문득 알 수 없는 의문이 들었다. 단지 벚꽃이 핀 나무 아래를 걷고 있을 뿐인데, 이게 왜 이렇듯 특별한 일이 되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벚나무 아래서 이렇듯 함박웃음을 짓고, 왜 이렇듯 발걸음은 가벼워지는 것일까. 단지 벚꽃이 핀 나무 아래를 걸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