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느낌의 강도는 내가 느끼고 있다는 의식의 강도보다 항상 더 약했다. 나는 고통 자체보다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그 의식을 더욱 고통스러워했다."(184쪽,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서』 중에서) 문득 페소아의 를 펼친다. 그렇게 우연히 펼쳐진 페이지를 읽는다. 읽자마자 저 문장을 발견한다. 나는 오래전에 이 책을 읽었으나 오늘 처음으로 읽는 것 같다. 는 참으로 이상한 책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매번 다른 문장들이 말을 건넨다. 나는 그렇게 매번 다른 문장들에 사로잡힌다. 페소아라는 '마력'에 사로잡힌다. 결코 과거가 될 수 없는 페소아라는 이름에. "나는 내 것이 아닌 인상으로 살아간다. 나는 체념을 남용하는 자이고,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매번 다른 이가 된다."(184쪽)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