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대 어쩌다보니 이사를 했다. 물론 내 귀차니즘 때문에 이사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건 조금씩 물건을 옮기고나서 드디어 새 아파트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다. 혼자 사는 삶이라 최소한의 것만을 가진채 살려고 하지만, 이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건, 정말 내가 쓸데없는 것을 많이.. 어느푸른저녁 2018.08.14
태양을 피하는 방법 * 휴가는 냈고, 집에만 있기는 무료하고, 뜨거워서 어디 다니기는 망설여지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최대한 태양을 피하는 여행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 에어컨이 나오는 건물에 가는 것이어야 했다. 계곡이나 해수욕장 같은 곳은 적당한 피서지가 아.. 어느푸른저녁 2018.08.07
나는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연일 폭염의 기세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가, 오늘은 태풍 종다리의 영향 때문인지 기온이 몇 도 내려가서 더위가 좀 꺾인 듯 느껴졌다. 물론 여전히 무더웠지만 바람이 제법 불어서인지 상대적으로 체감온도는 낮았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무얼 해야만 하는지. 꼭 무얼 해야만 하는 것인.. 어느푸른저녁 2018.07.29
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문학동네, 2017.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들려오는 까치소리처럼(적당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잊을만하면 한 번씩 그 존재를 알리는 부지런한 작가 하루키의 신작을 읽었다. 하루키의 소설은 제목만 보고서는 내용을 예측하기가 어려운데(다른 작가의 책 제목도 물론 그러하겠지만) 이번에 나온 &.. 흔해빠진독서 2018.07.21
내 머릿속의 스위치 내 머릿속에 스위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을 할 때는 일 생각을 하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일터에서 했던 생각들은 스위치를 끄듯 하지 않는다. 퇴근하고 나서는 오로지 일 외의 생각만을 하는 것이다. 내 가장 큰 불치병 중의 하나는 어떤 하나의 일에 대해서 걱정하기 시.. 어느푸른저녁 2018.07.19
지금이 바로 그때, 라고 생각되는 순간 뜨거운 계절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녁부터 아침까지 열기가 가시지 않는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온 몸을 타고 흐른다. 태양볕 아래 주차해둔 내 까만 차를 타기가 두려워진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갑자기 폭발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날, 이렇게 뜨겁고 후덥한 계절.. 어느푸른저녁 2018.07.16
어떤 형벌 나는 견딜 수 있을까. 삶이 주는 압박을.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형벌을. 예전에도 그랬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미래를 알 수 없고,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 어쩌면 지금의 나와 별반 달라질 것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더욱 암담하지 않은가. 지금의 내가 미래.. 어느푸른저녁 2018.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