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왼편 경사로를 끝도 없이 오르락내리락, 질척이는 소음의 늪지를 지나 바람을 흔드는 새떼들의 하늘 지나 낯선 길 하염없이 가고 있는 젊은 그녀 본다 겨잣빛 표정 위에 스치듯 피었다 지는 햇살 꽃송이 본다 - 류인서, 「삽화-부산역」 중에서(『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 수록) 류인서의 시집을 들췄는데, '부산역'이라는 부제가 붙은 시가 눈에 들어온다.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부산을 다녀왔기 때문일까. 여행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내가 부산에서 한 거라곤 고작 어젯밤의 짧은 해운대 산책이 전부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이라는 단어가 아직 내 곁에 남아 있는 느낌이다.(20250516) * 책을 읽고 있는데, 정말 책의 글자들이 낱알처럼 흩어지는 느낌이다. 그러모아지지 않고 흩어지고, 새어나가고, 부서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