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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여자 없는 남자들》, 문학동네, 2014.

"하지만 가후쿠 씨, 우리가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설령 그 사람을 깊이 사랑한다 해도." 가후쿠는 말했다. "우리는 이십 년 가까이 함께 살았고, 친밀한 부부이자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어. 어떤 일이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고 말이야.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는지도 모르지.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나에게 치명적인 맹점 같은 게 있었는지도 몰라."(49쪽, 「드라이브 마이 카」) * 좀 자야겠다고 가후쿠는 생각했다. 한숨 푹 자고 눈을 뜬다. 십분이나 십오 분, 그쯤이다. 그리고 다시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한다. 조명을 받고 주어진 대사를 한다. 박수를 받고 막이 내려진다. 일단 나를 벗어났다가 다시 나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돌아온 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