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뜨거운 것 정말, 내 손에 총이 있었다면 방아쇠를 당겼을지도 모른다. 작열하는 저 태양 때문에. 총구가 겨누어진 그곳에 누가 있는지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당연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오로지 저 무겁고도 뜨거운 태양만이 존재하는. 이방인, 뫼르소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 어느푸른저녁 2010.07.20
...... 해도해도 끝날 것 같지 않은 일. 그것이 그렇게 힘든 일이었던가? 요즘은 일에 치여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다. 날은 후텁지근하고 몸은 열이 나는듯 들뜨고, 머리는 무겁다. 한없이 가라앉는 기분. 날씨. 사람들, 사람들. 일. 아직 업무에 적응을 하지 못한 탓일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왠지 .. 어느푸른저녁 2010.07.16
외로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밤 열 시까지 근무를 하고 집으로 오는 길. 8시만 정도만 되어도 거리엔 가로등 불빛밖에 없는, 고요하고 어두운 곳에 살다가 밤이면 더욱 환해지는 이곳의 거리를 걷고 있으니 어쩐지 내가 현실이 아닌 곳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불현듯 엄습하는 외로움. 부부로 보이는 중년의 남.. 어느푸른저녁 2010.07.13
내가 나로 살아가는 일 고작 이 주가 지났을 뿐인데, 언제나 그렇듯, 수없이 많은 시간이 흐른 것도 같고, 눈 깜짝할 시간이 지나간 것도 같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업무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여전히 사회생활의 요령이 부족한 나는 이래저래 혼자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 어느푸른저녁 2010.07.11
이별의 시간 역시 좋은 것은 오래 취할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일까? 울진에 온지 일 년 팔 개월 만에 울진을 떠나게 되었다. 처음 이곳에 와서 업무에 적응을 하고, 사람들을 사귄지가 엊그제 같은데, 겨우겨우 익숙해질만 하니까 벌써 이별이다.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 오기를 꺼려하고, 와서.. 어느푸른저녁 2010.06.28
와락 - 정끝별 와락 정끝별 반 평도 채 못되는 네 살갗 차라리 빨려들고만 싶던 막막한 나락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던 불후의 입술 천번을 내리치던 이 생의 벼락 헐거워지는 너의 팔 안에서 너로 가득 찬 나는 텅 빈, 허공을 키질하는 바야흐로 바람 한자락 - 『와락』, 창비, 2008. 질투는나의힘 2010.06.24
더 많은 음악보다는 손으로 만져지는 음악을! 어렸을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음반가게에 간 적이 있다. 아버지는 한참이나 고민을 하더니 결국 나훈아의 LP를 고르며 흐뭇해 했었다. 그때 LP의 값이 얼마나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처음 본 LP판은 내가 아침마다 들여다보던 세숫대야의 크기와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식하.. 어느푸른저녁 2010.06.20
냉정과 열정 사이 6월도 어느덧 중순이다. 그동안 나는 제주도에 다녀왔고(!) 틈틈히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고, 몇 번의 회식자리를 가졌으며, 야외에서 두 번의 월드컵 경기를 보았다. 서울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까지는 아니지만 이곳에서도 나름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나와 경기를 관람하며 열성.. 어느푸른저녁 2010.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