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피고, 1. 좀 멍,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간 출장을 다녀와서 다시 업무에 복귀하고 보니, 고작 일주일이었을뿐인데,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글자를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난 주 따뜻했던 날씨가 요 며칠 다시 추워져서, 서서히 피기 시작하는 벚꽃들이 갑자기 피기를 멈추는 것은.. 어느푸른저녁 2010.04.15
한 세월이 있었다 - 최승자 한 세월이 있었다 한 세월이 있었다 한 사막이 있었다 그 사막 한가운데서 나 혼자였었다 하늘 위로 바람이 불어가고 나는 배고팠고 슬펐다 어디선가 한 강물이 흘러갔고 (그러나 바다는 넘치지 않았고) 어디선가 한 하늘이 흘러갔고 (그러나 시간은 멈추지 않았고) 한 세월이 있었다 한 사막이 있었다.. 질투는나의힘 2010.04.14
열렬하게 사랑하라! 어느 순간, 열렬하게 사랑하리라 다짐했던 마음은 어디로 가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초연한 눈빛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그렇다. 나도 언젠가 열정적으로 삶을 살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리라 다짐했던 적이 있었다. 무엇을 하든 치열하게 .. 어느푸른저녁 2010.04.12
조금 이르거나 너무 늦은 벚꽃이 피어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피지 않았다. 금오산으로 가는 도로가에 벚나무가 쭉 심겨져 있는데, 기대했던 꽃은 피지 않고 날씨만 좋았다. 이곳에서 얼마전에 벚꽃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는데, 참여한 사람들마다 벚나무에 대고 한마디씩 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그런 기대를.. 어느푸른저녁 2010.04.05
내부에서 스스로 나오려는 것 1. 바람이 많이 분다. 3월도 거의 다 지나갔는데, 아직도 바람이 차다. 목련은 꽃봉오리를 하얗게 올리고 개나리도 하나 둘 피려고 하는데. 봄은 쉬이 오지는 않는가 보다. 이러다 금방 꽃이 지고 봄도 가버리겠지만. 늘 취할 틈도 주지 않고 가버리는 것이 봄, 아니던가. 이런 날, 누군가는 .. 어느푸른저녁 2010.03.30
혼자 있을 때 뭐하세요? 사람들은 내개 자주 이런 질문을 한다. '혼자 있을 때 뭐하세요?' 보통 이런 질문은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곤 하는데(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그 사람이 보기에 나는 혼자서도 잘 놀고, 잘 먹고, 잘 견디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스포츠나 운동을 좋아.. 어느푸른저녁 2010.03.29
헤르만 헤세, 《데미안》, 문예출판사, 1999. 만일 네가 누군가에게 뭔가를 얻고자 할 때 무조건 아주 지그시 그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가 하나도 불안해하지 않거든 바로 단념해버리란 말야! 그런 사람에게서 넌 결코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러나 그런 일은 매우 드물지.(99~100쪽) * 나는 외부 세계에 대하여 매우 냉담한 태도를 취했으.. 기억할만한지나침 2010.03.25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파도소리가 들린다.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과 부서짐, 하얀 포말 같은 것들이 마치 손에라도 잡힐듯이. 넓고 푸른 바다. 한참을 그렇게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쓸쓸함도 고독함도 차차 옅어지는 것을 느낀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너는 혼자가 아니야, 그렇게 바다.. 어느푸른저녁 2010.03.22